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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이미영선교사입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4-10-29 10:46 조회 9,574
샬롬!


정재춘담임목사님과 성도님들 모두 추석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며칠전 보름달을 보고 아, 한국은 추석이겠구나 했습니다.
10월이면 완연한 가을인데 이 곳은 아직도 무더워 아직도 여름의
한가운데 있는듯합니다.
한국에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걱정했는데 과일농사들이 풍년이라고
소식들 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이 곳 멕시코는 9월16일이 독립기념일이었습니다.
1810년에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해서 내년이면 200주년이 됩니다.
학교는 며칠 전부터 쉬는데 주말까지해서 ‘빅홀리데이’를 갖습니다.
몇 주전부터 축제와 각종 행사도 많이 갖더라구요.
15일은 “El Grito de la Independencia(독립의 함성)"라고 해서
밤10시에 대통령궁의 2층 발코니에 대통령이 나와 광장에 빽빽이
운집해 있는 국민들에게 ‘비바 멕시코(멕시코 만세)’를 외칩니다.
너무나 엄숙하고 숙연해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20분쯤 TV를 통해 방송되고 곧 이어 각 주의 지방방송으로 연결해서
각 주마다 주지사들이 나와 ‘비바 멕시코’를 외칩니다. 물론 이 곳
메리다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더군요. 집에서 TV로
보기만해도 발디딜 틈도 없는 듯한데 왜 저길 나가 고생인가 싶은데
유카탄의 사람들이 다 모인것 같더라구요. 며칠 동안의 어수선한
긴 축제가 끝나고 모두 삶의 자리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며칠전 TV뉴스에 멕시코 연방의 주의 하나인 Nayarit라는 곳에서
인디헤나의 삶의 소개되었습니다.
멕시코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칼데론 대통령의 정책과 함께 아주
궁핍한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스페인어가 짧아
그 정책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조금 답답했지요.)
한 달에 300페소(한화 3만원)로 5~6명의 식구들이 생활합니다.
부엌에 남아있는 먹거리란 겨우 쌀조금과 양파, 마늘, 말라빠진 라임 몇 개,
토마토가 전부였습니다. 오랫동안 일을 못했다는 가장의 얼굴이 어제오늘일도
아니라는듯이 무덤덤해보입니다. 그 부인에게 기쁜 일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니
그게 뭐냐고 무표정하게 다시 되묻습니다. 그랬더니 그 ‘기쁨’이란 단어를
애써 다른 단어로 다시 설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지금 스페인어를 익히느라 메리다의 시내의 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은 오래된 도시여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한국과는 비교가 되진
않지만 백화점도 몇 개가 있지요. 이런 백화점이나 건물들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아랍계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장사수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답니다. 아주 인색하기도 하구요...그래서 부를 축적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가끔 저렇게 돈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기부 좀 하면 안될까라고 생각해보는데
남에게 전혀 인색한 사람들이라 이 곳엔 그런문화가 없다고 합니다.

계층사회에서 부는 부대로 빈곤은 빈곤대로 계속 되물림되고 있구요. 있는 자들은
물려받은 재산으로 사치하며 살고, 없는 자들은 또 그 생활에 만족하며 가진것만큼만
쓰고 산다는 것입니다. 낙천적이어서 좋기는 한데 너무 낙천적이어서 당신 것이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극과 극의 모습이 존재하는 이 곳에 그래도 하나님은 이곳의 사람들을 끊임없이
사랑하시고 또 이들을 위한 계획하심이 있으시겠지요..이 계획속에 함께하는 삶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미영선교사 드림